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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리는 과정에서 남은 물건의 이유를 다시 살핀다


    2025년 4월 12일, 오전 9시. 짐 대부분이 빠진 집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상자들을 열었다. 옷장 한 칸, 주방 싱크대 아래, 책장 서너 칸이 남은 자리였다. 첫 번째로 한 일은 손에 집히는 것부터 꺼내 놓는 것이었다. 계절 옷을 분류해서 박스 하나에, 반찬통은 크기대로 쌓아 두고, 낡은 전기 코드와 오래된 충전기는 작은 봉투에 넣었다.

    판단 기준을 세웠다. 한 번도 쓴 적이 없거나 고장 난 것, 중복되는 것, 수납 공간을 차지하는 것. 감정적 가치는 별도의 상자에 담았다. 그 상자에는 노트와 사진 몇 장, 오래된 편지 한 묶음만 남겼다. 나머지 물건은 사용성으로 구분했다. 반찬통은 뚜껑이 없는 것과 탁한 플라스틱은 분리수거, 잘 닫히는 것과 흠집이 적은 것은 기부 상자에 넣었다. 주방도마는 깊게 흠이 난 것은 교체 대상, 상태 좋은 것은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정리의 속도는 손을 움직인 정도와 비례했다. 옷은 한 옷걸이에 걸어보며 부피를 줄였다. 계절 옷은 압축팩을 쓰지 않고도 접는 방식만 바꿨더니 공간이 남았다. 책은 읽을 가능성이 높은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서점의 중고 수거함으로 옮겼다. 전선과 어댑터는 실제 사용하는 것만 골라 작은 상자에 번호를 붙여 보관했다.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에서 ‘언제 쓸까’ 싶은 물건이 줄어들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옷장과 선반에 정돈된 옷, 책, 전선 등이 보이는 라인 드로잉

    청소는 분류가 끝난 다음 단계였다. 싱크대 배수구를 분해해 닦고, 가스레인지 주변은 베이킹소다로 닦아 때를 불린 뒤 스폰지로 문질렀다. 창틀 먼지를 닦고, 바닥은 물걸레로 두 번 닦았다. 이사 전 청소와 달리 남은 자잘한 물건들로 생긴 자국을 직접 지우는 작업이 주를 이뤘다. 작은 솔로 모서리를 긁고, 창문을 열어 환기했다.

    처리 과정은 세 가지 상자로 정리했다. 재활용, 기부, 일반 폐기물. 크고 무거운 가구는 분해해서 운반 가능한 크기로 줄였다. 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은 이웃의 분리수거 규칙에 따라 날짜에 맞춰 내놓았다. 기부 상자는 집 앞에 놓고 날짜를 적어 두었다.

    가정 내 폐기물 분류 정의
    가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일반적으로 재활용품·음식물 폐기물·일반 폐기물로 구분됩니다. 분류 기준과 배출 방법은 환경부 지침과 각 지자체의 세부 규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배출 전 지자체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환경부 https://www.me.go.kr/

    완료 후 행동이 변했다. 마루에 앉아 커피를 내려 한 모금 마셨다. 커피 향을 맡으면서 서랍을 한 번 더 열어보고 필요 없는 것들을 끝까지 비웠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다르게 느껴졌다. 가구 사이의 동선이 넓어져 가방과 외투를 걸 자리가 바로 보였다. 물건이 줄어든 만큼 생활 동선에서 쓸데없는 손길이 줄었다.

    결과는 단순한 가벼움이 아니었다. 물건을 줄이자 청소가 쉬워졌다. 한 번에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기자 소소한 정리 습관이 이어졌다. 손이 닿는 곳에 자주 쓰는 물건을 두니 사용 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결국 이렇게 하게 되었다.

    정리 후 생활 변화에 대한 사용자 후기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에 올라온 후기들을 보면 많은 이용자가 물건을 줄인 뒤 청소 시간이 줄고 생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보고합니다. 특히 자주 쓰는 물건만 남기자 ‘사용 후 제자리’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겼다는 사례가 다수 확인됩니다. 출처: 네이버 https://www.naver.com/
  • 내가 좁은 방을 닦으며 떠날 준비를 마친다


    3월 셋째 주 화요일 아침, 6평 남짓한 원룸의 짐을 모두 옮겨낸 뒤 남은 것은 창문과 바닥뿐이었다. 짐을 빼낸 순간 공간이 더 좁아 보였다. 짐이 있을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바닥이 드러났다. 그 상태로 바로 청소를 시작했다.

    먼저 창틀을 점검했다. 창문 고무 패킹 틈에 먼지가 말라붙어 있었다. 작은 칫솔과 미지근한 물, 주방 세제를 희석한 물을 준비했다. 칫솔로 틈을 문질러 먼지를 불려내고, 마른 수건으로 닦았다. 유리 닦이는 오래된 신문지가 아닌 마이크로화이버 천을 사용했다. 신문지 대신 천을 고른 이유는 잔흔이 덜 남기 때문이었다. 창을 닦고 나니 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달라졌다. 창밖 소음이 더 또렷하게 들렸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20분가량 했다. 환기가 좁은 방의 냄새를 빠르게 옮겨갔다.

    마이크로화이버와 유리닦이 팁
    마이크로화이버는 미세섬유 구조로 물기를 잘 흡수하고 잔흔을 남기지 않아 유리·창문 청소에 자주 권장됩니다. 특히 종이 신문지 대신 천을 쓰면 미세한 긁힘이나 잔자국을 줄일 수 있다는 실사용 후기도 많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마이크로화이버

    벽면 쪽으로 가볍게 손을 대며 흠집을 확인했다. 못 자국과 테이프 자국이 눈에 띄었다. 작은 못 자국은 스테인리스 스패출러로 가볍게 긁어낸 뒤 퍼티로 메웠다. 퍼티가 마르는 동안 콘센트 플레이트와 스위치 주변을 분해해 안쪽까지 면봉으로 먼지를 뽑았다. 분해할 때는 사진을 한 장씩 찍어두었다. 재조립할 때 위치를 헷갈리지 않으려고 찍어둔 사진 덕분에 시간이 절약됐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의 모습을 그린 라인드로잉 이미지

    바닥은 먼저 빗자루로 먼지를 모으고 진공청소기로 구석을 훑었다. 가구가 있었던 자리는 바퀴 자국과 눌림 자국이 남아 있었다. 눌림 자국은 젖은 수건을 대고 다리미로 낮은 온도로 눌러 탄력을 살리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목재 마루의 흠집은 샌딩 패드로 가볍게 문질러 표면을 매만진 뒤 마른 수건으로 다시 닦았다. 바닥 전체를 물걸레질한 뒤에는 자연 건조 시간을 충분히 뒀다. 좁은 방에서는 물기가 남아 있으면 냄새와 결로가 생기기 쉽다. 그래서 환기와 건조에 더 신경을 썼다.

    결로와 환기 중요성
    결로는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표면에 수분이 맺히는 현상으로, 특히 환기가 불충분한 좁은 공간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적절한 환기와 건조 관리는 곰팡이·악취 등 2차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결로

    씽크대와 화장실은 따로 시간대를 정해 청소했다. 화장실 문을 닫아도 냄새가 방으로 올라올 수 있어 마지막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변기 주변과 세면대 배수구는 솔로 구석구석 문질렀다. 배수구는 뜨거운 물을 틀어 이물질을 불리고, 수압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세제와 식초를 섞어 놓지 않았다. 좁은 공간에서 냄새가 복합적으로 섞이는 것을 피하려고 세제를 순차적으로 사용했다.

    책상과 선반에 붙어 있던 스티커 자국은 헤어드라이어로 살짝 가열해 접착력을 약하게 만든 뒤 천으로 문질러 떼어냈다. 남은 접착 잔여물은 소량의 식용유로 문지른 뒤 세제로 닦아내니 깔끔해졌다. 이웃에게 방음이나 냄새 문제로 불편을 줄 수 있어 소음은 오전 시간대에 집중했고, 유독한 냄새가 나는 용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씽크대 상판을 닦는 모습의 라인드로잉 이미지

    짐을 옮긴 뒤 다시 방을 둘러보았다. 플러그가 흔들리는 콘센트 한 곳을 고정하고, 형광등 소켓의 먼지를 제거했다. 문고리와 인터폰 버튼도 알코올 솜으로 닦았다. 마지막 점검은 손바닥으로 벽면을 훑는 방식이었다. 손바닥에 닿는 감촉으로 먼지와 기름때를 최종 확인했다. 손에 남는 끈적임이 없을 때만 청소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떠나기 전, 열쇠를 놓을 위치와 전등 스위치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겼다. 이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은 분쟁을 사전에 줄이려는 의도였다. 남은 공간에 앉아 창문을 바라봤다. 짐이 빠진 방은 사용되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 흔적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하나씩 결정했다. 어떤 자국은 그대로 두기로, 어떤 부분은 손을 들이기로.

    결국 이렇게 하게 되었다. 작은 도구 몇 가지와 순서가 좁은 방을 떠나는 과정을 쉬게 만들었다. 청소를 마치고 나서도 공간의 기운이 달라진 것을 행동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을 닫고 복도를 걸어나올 때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짐을 덜어낸 뒤의 남은 일들에 대한 책임을 다한 것만으로도 다음 장소로의 준비가 끝났다.